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💡 이 글의 핵심
엘든 링은 프롬 소프트웨어 첫 오픈월드 도전작으로, 탐험 설계는 훌륭하지만 영체 시스템을 전제한 보스 배치와 불친절한 퀘스트 동선은 아쉽다. GOTY는 맞되, 우주 갓겜은 아니다.

목차
- 프롬의 첫 오픈월드, 어디서 성공하고 어디서 실패했나
- 레날라는 왜 훌륭하고 신의 살갗 듀오는 왜 최악인가
- 영체 시스템이 선택지가 아닌 이유
- 스토리 작가를 기용하고도 텔링이 없는 역설
프롬의 첫 오픈월드, 어디서 성공하고 어디서 실패했나
막다른 길이 없다는 게 이 게임 오픈월드의 핵심이다.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도 최소 두 갈래 길이 존재했다.
도읍 로데일로 가는 정석 루트를 예로 들면, 부절 두 개를 모아 대승강기를 타는 길이 공식 경로다. 그런데 그 승강기 바로 옆에 갱도 입구가 버젓이 서 있다.
이 게임의 갱도 대부분은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. 그 패턴을 한 번이라도 익혔다면 저 갱도도 의심해 볼 수밖에 없다. 실제로 들어갔더니 조금 돌아가긴 해도 로데일로 통하는 길이었다.
반복되는 오브젝트 배치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. 튜토리얼 텍스트 한 줄 없이 오브젝트가 주는 보상의 패턴을 플레이어가 스스로 추측하게끔 만들어놓은 방식이다.
문제는 반복 보스다. 도가니 기사, 가고일, 나무령, 결정인 등이 색상만 바뀐 채 여러 지역에 배치되어 있다. 프롬식 게임에서 반복 보스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.
그런데 프롬은 이 문제를 꽤 영리하게 돌렸다. 같은 보스를 반복 배치하되 각 지역마다 보상을 완전히 달리했다. 그러면 플레이어는 싸움보다 보상에 집중하게 된다.
난이도 흐름도 고육지책이지만 나름 설계되어 있다. 아래 표처럼 데미갓들의 순서는 열려 있는 듯 보여도 사실상 유도된다.
| 진행 순서 | 데미갓 | 특이사항 |
|---|---|---|
| 1순위(사실상 고정) | 고드릭 | 스톰빌 성, 초반 자연 유도 |
| 2순위 | 레날라 | 고드릭 뒷문으로 연결됨 |
| 3순위(조건부) | 라단 | 알터 고원 진입 시 전쟁 축제 개시 |
| 선택 가능 | 라이커드 | 화산관, 어느 타이밍이든 무방 |
| 이후 일직선 | 모르고트 등 | 선형 구조로 전환 |
오픈월드의 자유도를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플레이어를 의도한 순서로 조용히 안내하는 구조다. 프롬식 단계적 성취감을 오픈월드 안에 집어넣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.
레날라는 왜 훌륭하고 신의 살갗 듀오는 왜 최악인가
이 게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보스는 만월의 여왕 레날라였다. 기믹 보스전의 교과서라 불러도 될 정도로 설계가 정교했다.
기믹 보스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두 가지다. 처치 대상이 직관적으로 보일 것, 그리고 기믹 성공 시 확실한 딜 타이밍을 줄 것. 레날라는 이 두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.
처치해야 하는 대상을 직접 가르쳐주는 대신, 그 대상이 레날라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설계해 플레이어가 스스로 역할을 파악하게 만들었다. 그리고 기믹을 풀면 2 페이즈로 넘어가는 컷신이 나온다. 연출도, 2 페이즈의 위압감도 흠잡을 데 없었다.
반면 신의 살갗 두 명은 내가 플레이한 보스전 중 가장 화가 났던 싸움이었다. 한 놈을 처치하면 다른 놈이 살려낸다. 두 놈을 동시에 처치하면 둘 다 동시에 부활한다.
엇박이 심한 연속 공격에 호밍 성능 높은 흑염까지 쏘아댄다. 체력도 일반 보스 이상이었다. 아래 체크리스트가 이 보스전을 요약한다.
- ✔ 두 마리 동시 등장, 패턴 중첩 불가피
- ✔ 한 마리 처치 후 상대방이 소생시킴
- ✔ 호밍 흑염, 거리 불문 명중률 높음
- ✔ 필수 보스전으로 우회 불가
- ✔ 최후반부 배치, 게임 경험 훼손
- ✔ 영체 사용 시 난이도 급격히 완화됨
이 보스전이 더 문제인 이유는 위치 때문이다. 보스전이 네 번밖에 남지 않은 최후반부에 배치되어 있다. 스토리적으로도 감정적 클라이맥스가 되어야 할 시점에 무지성 난전을 집어넣은 거다.
엘든 링의 보스들이 전반적으로 빠르고 연속 공격 패턴이 길어진 건 맞다. 다크 소울 시리즈의 보스전을 보면 비교적 천천히 움직이는 느낌인데, 엘든 링은 애니메이션 액션 수준의 속도를 보여준다.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. 문제는 플레이어는 그대로인데 보스만 빨라진 경우다.
영체 시스템이 선택지가 아닌 이유
영체 시스템 자체는 나쁘지 않다. 싱글플레이는 자기만족의 영역이고, 써도 안 써도 플레이어 자유다.
문제는 영체 사용을 전제로 설계된 보스전이 반복된다는 점이다. 선택지가 사실상 강제로 바뀌는 순간이다.
결정인 3인조 보스전이 이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다. 결정인의 특징은 한 번 그로기 상태가 오기 전까지 아무런 경직이 없다는 거다. 그런 보스가 세 마리가 나온다. 패턴 세 개가 겹쳐서 날아드는 상황에서 세 마리를 각각 그로기 상태로 만드는 건 1:1 싸움으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.
영체가 나머지 두 마리의 어그로를 흡수하는 동안 한 마리씩 제거하는 게 이 보스전의 정답이라는 뜻이다. 그러면 영체는 선택지가 아니다.
| 영체 사용 여부 | 신의 살갗 듀오 | 결정인 3인조 |
|---|---|---|
| 영체 소환 | 난이도 급격히 하락 | 공략 가능 |
| 영체 미소환 | 패턴 중첩, 소생 반복 | 그로기 타이밍 불가 |
| 체감 난이도 차이 | 매우 큼 | 극단적 |
영체를 쓰면 너무 쉽고, 안 쓰면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간극이 생기면 게임의 중심이 흔들린다. 소울 시리즈를 거치며 형성된 "1:1 정면 돌파"라는 플레이 문화와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.
마지막 보스인 엘데의 짐승도 비슷한 맥락에서 실망스러웠다. 어렵기로 따지면 1페이즈인 라다곤이 더 어렵다. 하지만 엘데의 짐승은 거대한 맵에서 끊임없이 거리를 벌린다. 토렌트도 소환할 수 없고, 쫓아다니기만 하다 체력이 닳는 구조다.
게다가 특정 영체를 소환하면 보스가 아예 멈춰버리는 버그가 마지막 보스전에서 발생한다. 필수 패턴도 나오지 않은 채 그대로 죽을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경우가 있었고, 그렇게 80시간 세이브 파일 하나가 날아갔다.
스토리 작가를 기용하고도 텔링이 없는 역설
조지 R.R. 마틴과의 협업은 이 게임의 가장 큰 화제 중 하나였다. 프롬식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.
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다. 스토리는 더 정교해졌다. 보스들은 더 있어 보이는 대사를 갖게 되었다. 하지만 텔링은 여전히 프롬 방식 그대로였다.
아이템 설명을 조합해 맥락을 추측하고, NPC 대사를 흘려들으면 흐름을 놓치는 방식이다. 스토리가 있어도 전달이 안 되면 플레이어 입장에서 없는 것과 비슷하다.
퀘스트 동선이 특히 문제였다. 셀렌 퀘스트를 예로 들면, 감옥에서 돌을 뽑아 본체를 얻은 뒤 아무런 안내 없이 멈춘다. 한참 뒤에야 라니의 탑 지하로 가야 한다는 걸 외부 정보로 알았다.
새 육체를 찾아주면 마법학교로 가겠다고 한다. 마법학교에 가봤더니 아무것도 없었다. 실제로는 다시 마녀 봉인의 감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건 게임 안에서 알려주지 않는다.
- ✔ 퀘스트 다음 목적지 안내 없음
- ✔ NPC 이동 후 위치 힌트 미제공
- ✔ 퀘스트 실패 여부를 플레이어가 알기 어려움
- ✔ 진행 조건이 비선형, 외부 정보 없이 완주 난해
- ✔ 아이템 사용처 안내 부재(밀리센트 의수 등)
이런 구조에서 퀘스트 하나를 완주하는 건 운에 가깝다. 아직도 밀리센트의 의수를 인벤토리에서 꺼내지 못하고 있다. 어디에 써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.
자주 묻는 질문
Q. 엘든 링은 소울 시리즈 처음 접하는 사람도 할 수 있나?
진입 장벽은 전작보다 많이 낮아졌다. 보스가 막히면 다른 지역을 먼저 탐험해 레벨을 올리거나, 영체를 소환해 싸움을 풀어가는 방식이 가능하다. 다만 후반부 일부 보스는 초보자에게 꽤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다.
Q. 스토리를 이해하려면 얼마나 공들여야 하나?
아이템 설명과 NPC 대사를 꼼꼼히 읽어도 전체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다. 외부 정리 영상이나 글을 참고하는 게 현실적이다. 퀘스트는 특히 외부 정보 없이 완주하기가 쉽지 않다.
Q. 영체를 쓰면 게임이 너무 쉬워지나?
보스에 따라 체감 차이가 크다. 1:1 보스전은 영체 유무로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, 다인 전 보스는 영체 없이 플레이하면 불합리하게 느껴질 정도로 체감 난이도가 오른다.
Q. 엘든 링은 GOTY를 받을 만한 게임인가?
오픈월드와 소울라이크 전투의 융합이라는 시도 자체는 성공적이었다. 2022년 출시 당시 기준으로 그 완성도는 충분히 인정받을 만했다. 다만 "역대 최고 게임"이라는 평가는 과장의 여지가 있다.
Q. DLC인 황금나무의 그림자는 본편보다 나은가?
내 지식 범위 밖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으니 공식 채널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길 권한다. 엘든 링 공식 사이트는 https://www.eldenring.jp에서 확인할 수 있다.
엘든 링을 클리어한 뒤 가장 오래 남은 감각은 황금나무를 처음 봤을 때의 경이로움이었다. 그 감각만큼은 다른 게임이 주지 못한 것이었고,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게임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. 다만 그 경이로움을 최후반부의 보스 설계가 일부 갉아먹은 건 사실이다. 프롬의 다음 오픈월드가 이 아쉬움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더 기대된다.함께 읽으면 좋은 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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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글에 대하여
이 글은 개인이 운영하는 게임 리뷰 블로그에 작성된 글입니다. 2026년 11월 8일 작성되었으며, 2026년 11월 기준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. 이 블로그는 애드센스 등 광고 수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, 게임 관련 공식 정보는 https://www.fromsoftware.jp에서 확인하기 바랍니다. (출처: FromSoftware 공식 사이트, 2026.11 기준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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